"불황에 오히려 더 잘 나가네"…'역대급 성과급' 쏜 회사

입력 2024-02-25 23:51   수정 2024-02-26 01:02


지난해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이 '인디브랜드'로 불리는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 흥행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다. 세계적으로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인디브랜드와 조력자 ODM사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분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의 두 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한국콜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1554억원으로 전년보다 1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6.4% 급증한 1366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26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자회사 연우 편입과 국내 화장품 영업망 확대에 따른 고객사 증가 등으로 매출이 증가했다는 게 한국콜마 측 설명이다. 한국콜마 측은 수익성 개선에 대해 "(중국법인) 콜마우시가 흑자로 전환했고, 자회사 HK이노엔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색조 전문 ODM 씨앤씨인터내셔널 역시 실적 개선세가 돋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68.7% 증가한 2203억원, 영업이익은 83.9% 뛴 32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순이익도 92.9% 늘어난 318억원을 거뒀다.

업계 선두주자 코스맥스 역시 실적 개선이 예견된 상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코스맥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조8041억원, 1264억원이었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12.8%, 영업이익은 138% 증가한 수치다.

이는 한국 OEM·ODM 업계의 검증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규 수주사가 늘어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인디브랜드로 불리는 중소형 화장품기업 성장이 ODM사 성장을 부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시기에는 주머니가 가벼워진 사람들이 가성비·불황형 소비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고, 화장품 업계에선 인디브랜드 화장품이 이에 속한다"며 "관련 기업들은 오히려 경기둔화 시기에 실적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례로 '클리오', '페리페라'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클리오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 수익성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1% 늘어난 3306억원, 영업이익은 89% 뛴 338%로 집계됐다. 주력 채널인 H&B스토어 매출이 36% 늘었고, 온라인 매출도 23% 증가한 결과다.

ODM 기업의 도움을 받아 유행을 빠르게 따라잡는 인디브랜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헬스앤드뷰티(H&B) 등 멀티숍이 화장품 유통 채널로 공고히 자리 잡은 결과란 분석이다.

좋은 성과를 거둔 기업들은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보상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월 기본급의 평균 374%, 코스맥스는 19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는 전년 성과급 수준보다 상향된 수준으로 전해졌다. 씨앤씨인터내셔널 역시 지난해 4분기 총 23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법인을 둔 OEM·ODM 사들은 현지 고객사의 ‘궈차오’(國潮·애국소비) 트렌드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향후 기대되는 점"이라며 "불황으로 전세계적으로 당분간 가성비가 돋보이는 인디브랜드 호황이 기대되는 만큼 성장성이 돋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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